오늘은 왠지 마음속에 악마가 자라고 있다고 느끼는 날이라, 그냥 이렇게 자판이라도 두들겨 보련다. 마음속에 그을음이 생기면 그것을 누군가에게 악마 같은 표정을 지으며 험담을 하게 되고 하고 나면 그 험담을 했던 내 모습을 생각하며 자학하고, 하지 말아야지 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또 하게 되고, 그래서 나는 오늘 또 후회를 했고. 해서. 그래서 그냥 자판이나 두들기련다. 여기다 쓰고 여기다 뱉으련다. 나는, 잘, 살고 있다. 마지막 글에서 나는 어떻게든 하겠다고 했다. 병동을 그만두든지, 다른 곳으로 떠나든지. 그래서 나는 다른 곳으로 떠났고, 이미 그곳에서 3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는 수술실이고, 아직까지는 내가 이곳에 잘,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병동보다 체질에, 마음에, 잘 맞는다. 물론 어디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라 병동이 일이 더 수월하다, 여기가 더 어렵다 이런 것이 아닌 서로 다른 특징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 걸리는 것은 역시나 어딜 가나 내 마음 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 가끔씩 의사들이 욕하고 소리지르고 인신공격을 하여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방수마스크 안에 콧물과 함께 고인다는 것, 그외에는. 뜻하지 않게 한 계단 한 계단씩 차례대로 올라서지 않고 바로 정형외과 수술부터 들어가게 되어 처음 달에는 그리도 많이 힘들었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근무시간으로 인한 피로감, 앞으로에 대한 부담감, 긴장감, 모든 것이 내 어깨 위에 있었기에. 두 달이 지나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하였고 언제나 그랬듯이 하나가 괜찮아지면 다른 하나가 머리를 빼곡이 들고 일어나는 법. 뭐, 이것 또한 언젠간 괜찮아지겠지. 나는 좀 둥글어지고 싶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하루가 지날수록 어찌 된 일인지 자꾸 자꾸 모가 난다. 그냥 아 그러려니 하면 되는 것을 저 인간은 뭐지 왜 또 저러나 저 썩은 표정은 뭐지 하며 일일이 마음에 송곳이 일어선다. 그러지 말자 그러지 말자 하며 마음을 다독여본다. 어쨌든 간에 지리멸렬하게 길게 말했다만 결론은 여섯달 전보다 지금이 훨 좋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여전히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고 불안한 나이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고는 있으니 그래도 만족해보련다. 아, 참. 이 언니는 고사이 남자친구란 것도 가지게 되었어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지 않습니까. 후훗. 뭐 ㅡ 이까지 쓰다가 오빠 전화가 와서 글을 멈췄었다. 그리고는 고대로 비공개. 덧붙여 쓰려했으나 시간은 흘렀고, 현재는 2011년 10월 31일. 나중에 글에서 다시 뵙기를, 모두 잘 살아있었기를 바라며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