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오랜만에 로그인한 김에 최근 근황이나 쓰고 가자. 지금은 막 2019년의 구정 연휴가 끝난 시점, 딱 7일 12AM. 원래는 연휴가 엄청 길어서 아들과 신랑이 낮이나 밤이나 함께 있는 것이 미친듯이 짜증날 즈음, 연휴가 끝나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짧기는 하다. 화가 아직 치밀지 않았는데 끝이다. 그러하여 더욱 좋다. 지난 여름쯤 11:1로 시작했던 필라테스는 가격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결국 집 근처 3:1 필라테스로 옮겼고, 3개월간 주 2회씩 열심히 하였더니 허리라인이 살아나면서 자신감 뿜뿜 상태가 되어 이 상태로 1년간 내몸을 필라테스의 실험물로 사용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8회*3을 현금으로 일시불함. 매우 비쌌지만 어차피 계속 할 것이라면 한번에 결제가 여러모로 이익이라 그리함. 그러나 그 직후 허리를 삐끗하여 장장 3주간 쉬어버림. 그래서 몸은 그대로 돌어왔고 의지는 녹아내렸고, 심지어 그전보다 더 하기 싫어지는 사태 발생. 그동안 영어도 쉬고, 모두다 쉼. 근데 신기한 게,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열심히 배우고 할 때는 자신감뿜뿜이던 게, 아프고 아무것도 안 하니 사람 되게 심신이 초라해지더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해야하는 인간이구나 싶었다. 이제 내일 아니 오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2주 후면 아들이 유치원 졸업을 한다. 와. 진짜 격세지감이다. 내가 보기에 내 자신은 정수리에 흰머리 숭숭인 거 외에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한데 이리도 시간은 잘 지나가고 있다. 이러다 보면 정말 어느새 초등학교 졸업, 언젠가는 결혼한다 하겠지. 아니나 다를까, 오늘 그러더라. "엄마, 이리와 봐! 귓속말할 게 있어." "왜? 그냥 말해." "안 돼, 아빠가 들어." "아니야, 문 닫겨 있어서 그냥 말해도 돼." 그랬더니 매우 작은 목소리로 엄청나게 비밀이라는 양, "엄마, 나 초아랑 결혼하기로 했어, 나도 그러기로 했고, 초아도 결혼하고 싶대. 그러다보면 아기 한 마리도 낳고 잘 살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빵터졌다. 한 마리래. 아오 귀여운 거... 그래 나도 한 마리만 낳고 잘 사는 중인데, 너도 그러하길 바란다. 이 세상 둘 낳기에는 너무나 세상이 각박하단다. 8살짜리의 기억력이란. 그 초아라는 여자아이가 6살 때 자기 좋다고 그렇게 쫓아다니고 이상한 상형문자로 매일 몇십 통씩 애정편지 건네주고 해서 밤에 자기 전에 자기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먹거리더니, 어머 세상에 역시 세상은 살고 볼 맛. 여하튼 이 한 마리의 초등학교 입학 가방은 드디어 준비하였고, 뭘 또 준비해야하나. 나는 여느 엄마들처럼 빠릿빠릿 챙기는 스타일이도 아니고 하나 키우는 엄마들처럼 민감하지도 않아서 주변 친한 사람들이 신기하다 한다. 딱히 내가 성격이 좋아서 그런 건 절대 아닌 것 같고, 내 보기엔 그저 귀찮을 뿐. 내 아이 4살 때 말 못한다고 주변에서 그리도 언어치료 받으라고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려 오지랖이었다. 그래도 나는 괜찮았다. 딱 봤을 때 덜떨어지는 놈이 아닌데 무엇을 걱정하리. 주변환경에서 언어자극이 부족했을 뿐. 그때쯤 동영상 찍은 거 보니 내가 말수가 참 없더라. 그 다들 본다는 티비도 틀어놓지 않았고, 어린이집도 4살 2학기에 갔으니. 그때 신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러고는 이 아이는 참 적응도 잘했다. 뭔 소리하다 그 시절 이야기인지. 요즘 내가 주의해야하겠다 다짐하는 것은, 과거를 자꾸 돌아보지 않기, 내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스스로 자각할 것,이다. 타산지석이라고 했던가, 타인의 잘못을 보면 아 저러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 지나간 과거에 기분나빠하지 말고 자꾸 쓸데없이 현재로 끌어와서 늘어놓지 말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자. 흰머리가 이제 가르마에도 솟아버려서 스트레스 받는 요즘이지만 나이듦을 인정하며, 그 나이에 걸맞는 인성을 가지고 잘 살아가자.